대한민국 장애인교원의 고용 실태 — CRPD 제27조(근로 및 고용) 이행 모니터링 보고서

CRPD 제27조(근로 및 고용) 관점에서의 이행 모니터링 보고서


저자: 김헌용 (신명중학교 영어 교사,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 위원장), 김소라 (서울동작관악교육지원청 초등 특수교사)

위탁기관: 한국장애인연맹(DPI KOREA)

사업명: 국제네트워크 구축 UNCRPD 모니터링 사업 (보건복지부 지원)

연구기간: 2025. 11. 1. ~ 2026. 3. 31.


※ 본 글은 2026년 5월 18일(월) 「유엔장애인권리협약 20주년 기념 개인진정과 협약 이행 점검 포럼」 세션 3에서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이 발표한 장애인당사자 모니터링 보고서 전문입니다. 한국장애인연맹(DPI KOREA)의 국제네트워크 구축 UNCRPD 모니터링 사업(보건복지부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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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서론

가. 보고서의 목적과 범위

처음에는 우리끼리 일단 신세한탄처럼 이야기했던 건데 준비하면서 건설적인 논의를 하고 결국 끝에 가면 조금 더 실천적인 이야기를 하죠. 이렇게 한다는 이야기들을 들으면 벤치마킹하기도 하고. —시각장애인 교원 A1

본 보고서는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이하 CRPD) 제27조(근로 및 고용)의 관점에서 대한민국 장애인교원의 고용 실태를 모니터링하고, 2022년 CRPD 위원회(제27차 회기)가 대한민국에 대해 채택한 2·3차 병합 국가보고서 최종 견해(CRPD/C/KOR/CO/2-3)의 이행 여부를 당사자 관점에서 평가하는 시민사회 모니터링 보고서이다.

대한민국의 장애인교원 정책은 1990년 「장애인고용촉진법」 제정으로 장애인 의무고용제도가 도입된 이후, 2005년 교원직 의무고용 적용 제외 폐지, 2007년 장애인 구분모집 시행에 이르기까지 꾸준한 제도적 변화를 겪어 왔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2006년 유엔 장애인권리협약(UN CRPD)의 채택과 2007년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등 국제·국내적 장애인권 환경의 전환이 크게 작용하였다.

장애인교원 문제는 CRPD 제27조(근로 및 고용)와 제24조(교육)가 교차하는 영역에 위치한다. 장애인교원은 교육의 주체이자 근로자로서 이중적 지위를 가지며, 이들에 대한 지원은 장애인의 고용권 보장인 동시에 포용적 교육의 전제조건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정부보고서에서 장애인교원의 근로 및 고용 실태는 거의 다루어지지 않았고, 이는 공공부문 장애인 고용정책의 심각한 사각지대를 형성하고 있다.

본 보고서의 범위는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특수학교에 근무하는 장애인교원을 대상으로 하며, 교원 양성부터 채용, 근무, 승진, 퇴직에 이르는 교직 생애주기 전반을 포괄한다.

나. 저자 소개 및 당사자 관점의 의의

본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김헌용은 선천성 시각장애를 가진 현직 중학교 영어 교사로, 2021년부터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이하 장교조)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장교조는 2019년 7월 6일 창립된 전 세계적으로 유일한 장애인교원만으로 구성된 노동조합으로, 2025년 12월 기준 207명의 조합원을 보유하고 있다. 공동 저자인 김소라는 서울동작관악교육지원청 소속의 15년 차 초등 특수교사이다. 장애 당사자이자 학교 현장을 지켜온 실천가로서 장애인교원의 교직 경험과 내밀한 정체성을 깊이 있게 연구해 왔다. 최근에는 인식개선교육을 수행하는 장애인교원의 전문적 성장을 다룬 논문을 발표하며, 장교조의 설립과 발전 과정에 대한 학술 연구를 통해 장애인교원 문제를 학계에 알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

제도적으로는 의무고용이 시행되고 있었으나, 실제 현장에서는 정당한 편의 제공이 전무하여 장애인교원들이 "채용되었으나 실제로는 고용되지 못한(hired but not employed)"2 상태에 놓여 있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본 보고서는 이러한 모순적 현실을 당사자의 시각에서 분석하고 평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CRPD 제4조 제3항은 협약의 이행을 위한 법률·정책의 개발 및 이행과 관련된 의사결정 과정에서, 장애인을 대표하는 단체를 통하여 장애인과 긴밀히 협의하고 이들을 적극적으로 참가시킬 것을 요구한다. 본 보고서는 장애인교원 당사자이자 장애인교원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CRPD의 핵심 원칙인 "우리 없이 우리에 대한 것은 없다(Nothing about us without us)"를 실현하는 것이기도 하다.

다. CRPD 제27조 개요

CRPD 제27조는 장애인의 근로 및 고용에 대한 권리를 포괄적으로 규정한다. 당사국은 장애인이 다른 사람과 동등하게 근로에 대한 권리를 가짐을 인정하며, 개방적이고 포용적이며 접근 가능한 노동시장과 근무환경에서 자유롭게 선택하거나 수락한 근로를 통해 생계를 영위할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제27조 제1항은 다음을 포함한다.

  • (a) 모집, 채용, 고용연장, 승진 등 고용의 모든 사항에서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 금지
  • (b) 동등한 가치의 동등한 보수를 포함한 공정하고 유리한 근로조건에 대한 권리 보호
  • (c) 장애인의 노동 및 노동조합 권리 행사 보장
  • (d) 직업지도, 직업소개, 직업훈련 프로그램에 대한 효과적 접근 보장
  • (e) 노동시장에서의 고용 기회와 경력 발전 촉진
  • (g) 공공부문에서의 장애인 고용
  • (i) 직장에서의 합리적 편의제공 보장

라. 2022년 최종견해 요약

2022년 CRPD 위원회는 대한민국의 2·3차 병합 국가보고서에 대한 최종견해에서 제27조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우려를 표명하고 권고하였다.

1) 우려사항 (문단 55)3

  • (a) 심리사회적·지적장애인의 노동시장 참여를 배제하거나 제한하는 차별적 법률의 존재
  • (b) 최저임금법이 장애인에게 최저임금 혜택을 배제하는 문제
  • (c) 보호작업장 내 장애인의 지속적 분리와 개방 노동시장으로의 이동 계획 부재

2) 권고사항 (문단 56)3

  • (a)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적 법률 폐지, 일할 권리 보장, 채용·편의제공·승진 등에서의 차별 근절
  • (b) 최저임금법 검토, 동일가치 동일임금 보장, 법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장애인에 대한 보상 제공
  • (c) 개방 노동시장에서의 근로·고용 접근성과 포용적 근로환경 보장 강화
  • (d) 보호고용에서 개방고용으로의 전환, 할당제 등 적극적 우대조치 이행

CRPD 위원회의 일반논평 제8호(2022)는 제27조4의 해석 지침으로서, 분리 고용(보호작업장)이 협약과 불일치함을 명시하고(문단 12), 장애를 이유로 한 최저임금 미만 지급은 어떤 상황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문단 26), 공공부문에서 할당제 등 적극적 조치를 통해 장애인 고용을 촉진할 것을 요구한다(문단 40-41). 비록 최종견해의 제27조 관련 권고가 주로 보호작업장과 최저임금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문단 56(a)의 차별적 법률 폐지 및 차별 근절, 56(c)의 포용적 근로환경 보장, 56(d)의 적극적 우대조치 이행은 장애인교원의 고용 상황에도 직접 적용되는 권고이다. 특히 교육 분야는 대한민국에서 공공부문 장애인 고용률이 가장 낮은 분야로서, 제27조 제1항 (g)호의 공공부문 장애인 고용 의무 이행이 가장 시급한 영역이다.


2. 장애인교원 고용 현황

가. 법정 의무고용률에 미달하는 낮은 고용률

2025년 4월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전국 장애인교원은 4,545명으로, 전체 교원의 약 1.5% 수준에 불과하다.5 이는 2025년 법정 의무고용률 3.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심각한 수준이다. 교육 분야는 대한민국 공공부문 중 장애인 고용률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17개 시도교육청이 납부하는 장애인 고용부담금은 전체 공무원 고용부담금의 약 70%에 육박한다.

이러한 양적 증가의 배경에는 2006년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의 채택과 2007년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등 국제·국내적 장애인권 환경의 변화가 크게 작용하였다.

이는 CRPD 제27조 제1항 (g)호가 요구하는 "공공부문에서의 장애인 고용"이 교육 분야에서 가장 심각하게 미이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최종견해 문단 56(d)의 "적극적 우대조치 이행" 권고에 정면으로 반하는 현실이다.

나. 장애인교원 현황 통계

장애인교원의 장애정도별 현황을 보면, 전체 4,545명 중 중증장애는 714명(15.7%), 경증장애는 3,831명(84.3%)이다. 장애유형별로는 지체장애 57.4%, 시각장애 24.4%, 청각장애 6.9%, 뇌병변장애 4.0% 순으로, 전체 장애인교원의 92.8%가 지체·뇌병변장애, 시각장애, 청각장애에 해당한다.5

[표 1] 시도교육청별 장애인교원 현황 (2025년 4월 기준)

시도 중증 경증 유치원 초등 중등 특수 기타
서울 871 128 743 27 331 411 57 61
부산 268 48 220 13 106 103 31 22
대구 212 41 171 6 63 85 47 18
인천 235 37 198 6 62 102 49 25
광주 157 27 130 2 63 63 20 15
대전 172 51 121 5 47 75 40 11
울산 136 25 111 1 40 25 28 42
세종 84 16 68 4 39 27 11 3
경기 1,115 152 963 46 253 630 134 113
강원 129 23 106 5 46 49 20 26
충북 131 24 107 5 32 68 19 19
충남 181 25 156 7 36 83 41 34
전북 189 28 161 9 56 71 26 52
전남 143 16 127 11 33 61 27 25
경북 164 16 148 8 37 77 24 38
경남 291 46 245 16 67 125 57 50
제주 67 11 56 3 14 27 13 13
합계 4,545 714 3,831 174 1,325 2,082 644 567

※기타는 비교과 교원(258명), 교육전문직(62명), 학교관리자(247명) 포함 자료: 교육부 장애인교원 현황(2025.4)

다. 학교급별 고용 편차

학교급별 고용 현황을 보면 더욱 심각한 편차가 드러난다. 유치원은 120개원당 1명, 초등학교는 5.4개교당 1명, 중학교는 2.7개교당 1명, 고등학교는 1.4개교당 1명의 장애인교원이 근무하는 반면, 특수학교는 1개교당 3명이 근무한다.5 이러한 편차는 일반학교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편의제공 부족을 반증하는 것으로, 장애인교원이 상대적으로 지원이 갖추어진 특수학교에 편중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라. 장애인교원 수의 감소 추세

특히 우려되는 것은 장애인교원의 수가 감소 추세에 있다는 점이다. 전체 장애인교원은 2022년 4,622명에서 2025년 4,545명으로 77명(1.7%) 감소하였다.5 학교급별로는 중등교원이 2022년 2,344명에서 2025년 2,110명으로 234명(10.0%) 감소하였고, 학교관리자도 307명에서 248명으로 59명(19.2%) 줄었다. 이는 장애인교원의 신규 유입보다 퇴직 또는 이직이 더 많음을 의미하며, 현행 지원 체계가 장애인교원의 교직 유지에 실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표 2] 연도별 장애인교원 수 변화 추이

구분 2022년 2023년 2024년 2025년 증감(증감률)
유치원 181 181 183 174 -7 (-3.9%)
초등 1,297 1,355 1,383 1,325 +28 (+2.2%)
중등 2,344 2,249 2,203 2,110 -234 (-10.0%)
특수 529 581 532 652 +123 (+23.3%)
중증 657 651 681 714 +57 (+8.7%)
경증 3,965 3,957 3,903 3,831 -134 (-3.4%)
전체 4,622 4,608 4,584 4,545 -77 (-1.7%)

자료: 교육부 장애인교원 현황(2022~2025)

이처럼 양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현장에서 겪는 차별과 불편은 여전했으며, 이러한 현실은 아래 3장에서 분석하는 법적·제도적 프레임워크의 한계와 직결된다.


3. 법적·제도적 프레임워크 평가

가. 장애인고용촉진법의 의무고용제도와 교육 분야 적용 한계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이하 장애인고용법)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 대해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설정하고 있으며, 2024년 기준 공공부문 의무고용률은 3.8%이다. 그러나 교원직은 1990년 동법 제정 당시 의무고용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었다가 2005년에야 적용 제외가 폐지되었다. 이러한 늦은 적용은 교육 분야의 장애인 고용률이 공공부문 최하위에 머무는 구조적 원인 중 하나이다.

현행 의무고용제도는 고용부담금 납부로 의무를 갈음할 수 있어, 실질적인 고용 확대를 강제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17개 시도교육청이 납부하는 고용부담금은 전체 공무원 고용부담금의 약 70%에 달하는데, 이는 교육당국이 장애인 채용 대신 부담금 납부를 선택하는 관행이 고착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는 CRPD 최종견해 문단 56(d)가 권고한 "할당제 등 적극적 우대조치 이행"이 교육 분야에서 형식적 수준에 머물고 있음을 보여준다.

나.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정당한 편의제공 의무와 이행 실태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은 고용 영역에서 정당한 편의제공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정당한 편의의 미제공을 차별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 현장에서 이 의무가 실질적으로 이행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2024년 2월 국가인권위원회는 14개 시도교육청에 대하여 청각장애인교원에게 수어통역 및 문자통역을 지원하지 않는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규정한 정당한 편의의 미제공으로서 차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시정을 권고하였다.6 본 진정은 2022년 한 청각장애 교원이 학교 회의나 연수 시 수어통역이나 속기 지원이 제공되지 않아 업무상 불이익을 받은 것에 대한 개인 진정에서 시작하였으나, 장교조가 구심점이 되어 2023년 초 단체 진정으로 전환하였고, 그해 4월 국가인권위원회가 이를 직권조사로 전환하여 2024년 2월 14개 시도교육청에 대해 시정 권고를 의결한 것이다.6 이는 교육당국의 정당한 편의제공 의무 이행이 얼마나 미흡한지를 국가기관이 공식적으로 확인한 사례이다.

특히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정당한 편의제공의 의무 주체는 사용자인 교육감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교육당국은 그 책임을 한국장애인고용공단으로 전가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CRPD 제27조 제1항 (i)호의 "직장에서의 합리적 편의제공 보장" 의무에 반하는 행태이다.

다. 교육부 「장애인교원 인사관리 안내서」의 내용과 한계

2023년 12월 교육부는 「장애인교원 인사관리 안내서」를 발간하였다.7 이 안내서는 장교조와의 협의를 통해 발간되었으며, 장교조가 제기해 온 여러 개선 요구를 반영하여 장애인교원의 이해, 인사관리 고려사항, 편의지원 주요 내용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 한계가 있다. 이 안내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적 성격에 그치며, 시도교육청별로 자의적 해석과 적용이 이루어지고 있다. 안내서 스스로도 "시·도 교육청에서는 현행 장애인교원 관련 법령과 본 안내서, 시·도 교육청 인사관리 규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기관별 상황에 맞는 장애인교원 인사관리 및 운영에 만전을 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언급하여, 구체적 이행 기준이 아닌 참고 자료 수준에 머물고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법적 구속력의 부재는 교육청별 지원 격차의 직접적 원인이 되며, CRPD 최종견해 문단 56(a)가 요구하는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적 법률 폐지"와 "채용, 편의제공, 승진 등에서의 차별 근절"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충분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라. 시도교육청 장애인교원 지원 조례 현황

2026년 3월 기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장애인교원 편의지원 조례를 제정한 곳은 9개 교육청(부산, 대전, 충남, 충북, 인천, 경기, 전라남도, 전북, 광주)이다. 나머지 8개 교육청(서울, 대구, 울산, 세종, 강원, 경북, 경남, 제주)은 조례조차 제정하지 않은 상태이다.

[표 3] 장애인교원 편의지원 조례 제정 현황 (2026년 3월 기준)

구분 시도교육청 비고
제정 완료 (9개청) 부산, 대전, 충남, 충북, 인천, 경기, 전남, 전북, 광주 부산(2025.12), 대전(2017.2, 2025.12 전부개정), 충남(2025.9), 충북(2025.7), 인천(2025.4), 경기(2024.10 개정), 전남(2023.4), 전북(2023.11), 광주(2018.10)
미제정 (8개청) 서울, 대구, 울산, 세종, 강원, 경북, 경남, 제주 조속한 제정 필요

자료: 시도교육청 장애인교원 편의지원 조례 비교 분석 보고서(2026.3.11)

그마저도 제정된 조례의 대부분이 선언적 내용에 그쳐 실효성이 부족하다. 이러한 조례 미비는 장애인교원에 대한 지원이 교육감의 의지나 예산 상황에 따라 좌우되는 불안정한 구조를 초래하고 있으며, 근무지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지원의 수준이 극단적으로 다른 불평등을 야기하고 있다.

마. 교육부-장교조 단체협약의 의의와 이행 현황

2023년 6월 2일 교육부와 장교조는 총 49개 조 62개 항으로 구성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8 이는 장애인교원의 근무여건 개선을 위한 최초의 포괄적 합의로서, 단순한 근로조건 개선을 넘어 장애인교원이 교육활동에 온전히 전념할 수 있는 '포용적 교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구체적 합의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단체협약은 장애인 양성 및 임용시험 제도 개선(제3장), 인사제도 개선(제4장), 근무여건 개선(제5장), 전문성 신장(제6장), 관계 기관 협력(제7장) 등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지원인력 지원(제21조), 보조공학기기 지원(제22조), 장애물 없는 환경 조성(제23·24조),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의 웹접근성 보장(제29조), 교과용 도서 대체자료 제공(제31조) 등 구체적 사안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단체협약의 상당 조항이 "노력한다", "안내한다"는 권고적 문언으로 구성되어 법적 구속력이 약하며, 구체적 이행 계획과 예산 확보가 미흡하여 현장에서의 체감도가 낮다. 특히 대부분의 교육청에 장애인교원 지원 전담 부서 및 인력이 부재하고, 표준화된 편의지원 신청 창구와 절차가 마련되지 않아 장애인교원이 지원을 요청하는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단체협약의 체결은 CRPD 제27조 제1항 (c)호가 보장하는 장애인의 노동조합 권리 행사의 성과인 동시에, 그 이행 부진은 법적 구속력 있는 입법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것이다.


4. 정당한 편의제공 실태

가. 편의제공 예산 현황

2025년도 예산 기준으로 17개 시도교육청의 장애인교원 편의지원 총 예산은 약 38.2억 원에 불과하다. 이는 전국 4,545명의 장애인교원 1인당 연간 약 84만 원 수준으로, 장애인교원에 대한 실질적 편의제공에 필요한 예산에 크게 미달하는 금액이다.

나. 교육청별 극단적 격차

더욱 심각한 것은 교육청별 예산 편성의 극단적 격차이다.

[표 4] 시도교육청별 2025년도 장애인교원 편의지원 예산 편성 현황

시도 2025년도 예산(원) 전년 대비 증감 주요 사업 내용
서울 1,471,138,000 +32,859,000 청각장애인 통역 지원, 업무지원인력 운영
인천 953,664,000 +246,321,000 근로지원인 배치, 보조공학기기, 문자통역
대구 740,936,000 +32,534,000 의사소통 지원, 편의시설, 보조공학기기
전남 243,018,000 +32,127,000 통역, 보조공학기기, 근로지원인, 교통비
경기 133,000,000 -32,000,000 장애인교원 편의지원
경남 58,488,000 +46,488,000 근로지원인, 보조공학기기, 의사소통
대전 57,488,000 +8,258,000 근로지원인, 청각장애교원 문자서비스
부산 54,400,000 +27,500,000 근로지원인 본인부담금, 의사소통 지원
세종 34,200,000 - 인적지원, 의사소통, 보조공학기기
경북 34,000,000 +31,000,000 인적지원, 의사소통, 인식개선
충남 26,000,000 -2,000,000 본인부담금, 보조공학기기, 대체인력
제주 25,682,000 +19,970,000 보조공학기기, 편의시설, 인식개선교육
전북 14,190,000 +9,690,000 근로지원인, 보조공학기기, 컨설팅
울산 12,600,000 +8,100,000 근로지원인, 청각장애교원 의사소통
광주 7,920,000 - 본인부담금 지원, 보조공학기기
충북 1,920,000 - 근로지원인, 보조공학기기
강원 미표기 - 근로지원인 여비, 청각장애인 통역
합계 약 3,818,644,000 +440,847,000

※ 인천은 1차 추경 편성 예정 금액, 강원 예산액 미포함 자료: 장교조 전국 시도교육청 편의지원 예산 분석(2025)

서울시교육청은 14.7억 원을 편성한 반면, 충북교육청은 192만 원에 불과하여 약 765배의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극단적 격차는 장애인교원의 근무지에 따라 받을 수 있는 편의제공의 수준이 천차만별임을 의미하며, CRPD 제27조 제1항 (i)호의 "직장에서의 합리적 편의제공 보장"이 교육청의 재정적 의지에 전적으로 좌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일부 교육청의 선도적 사례도 있다. 인천광역시교육청은 2022년부터 청각장애 교사를 위한 실시간 속기(문자통역) 서비스 예산을 최초로 지원하기 시작하여, 1인당 연 50시간 한도로 운영하다가 2023년에는 최대 1인당 5백만 원까지 확대하였다. 이는 교육청 차원의 의지에 따라 실질적 편의제공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사례이나, 동시에 이러한 지원이 개별 교육청의 재량에 의존하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기도 한다.

다. 편의제공에 대한 장애인교원의 인식

2022년 교육부 실태조사(장애인교원 634명 대상)9에 따르면, 장애인교원의 편의제공에 대한 필요성 인식과 실제 지원 사이에 심각한 괴리가 존재한다.

[표 5] 장애인교원의 지원 필요성과 실제 요청률

지원 유형 필요성(전체) 필요성(중증) 미요청 사유(상위)
인적 지원 35.8% 59.6% 적절한 지원 부재 예상(30.4%)
보조공학기기 36.6% 56.3% 학교 지원 불가 예상(21.7%)
편의시설 39.7% - 신청 방법/절차 모름
근무환경 지원 49.6% - -

자료: 2022년 장애인교원 교육전념 여건 지원 방안 사업 실태조사 보고서

인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교원 중 37%는 단 한 번도 지원을 요청한 경험이 없었으며, 그 이유로 '나에게 맞는 적절한 지원이 없을 것 같아서'(30.4%), '학교 측에서 지원을 제공할 수 없을 것 같아서'(21.7%)를 꼽았다. 시각장애 교원의 경우 보조공학기기 필요성이 93.8%에 달했고, 청각장애 교원의 경우 100%가 의사소통 지원 기기의 필요성을 호소하였다.

"학교 현장에서 근로지원인은 장애인 교사의 눈과 귀, 손과 발을 대신한다. 수업부터 생활지도까지 교사와 근로지원인이 한 팀으로 움직여야 수업이 가능하다. 그러나 현장 교사들은 '근로지원인 제도가 20년째 제자리걸음하고 있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지체장애인 교원 B (천지일보, 2025.9.25)10

근로지원인 제도의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장교조는 2021년 고용노동부·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3자 협의에 나서 현장의 어려움을 전달하고 대안을 모색했으며, 2025년 8월에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을 직접 면담하여 근로지원인 제도의 전면 개편을 공식 요구하였다. 이 자리에서 장교조는 휴게시간 중 공백 발생, 전문 인력 부족, 원격지원 금지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7대 개선 과제를 제안하였고, 공단 측으로부터 전향적인 제도 개선 검토 약속을 이끌어냈다.

이러한 결과는 장애인교원들이 '합리적 편의제공을 요청할 권리'조차 실질적으로 행사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담 부서나 인력의 필요성에 대해 75.9%가 '그렇다' 또는 '매우 그렇다'고 응답했음에도 불구하고, 2025년 현재까지 교육부 및 모든 교육청에는 장애인교원 지원 전담 조직이 부재한 상황이다.

라. 디지털 접근성 문제

교육 분야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 K-에듀파인(행·재정통합시스템) 등 필수 업무 시스템의 웹 접근성 문제가 심각한 장벽이 되고 있다. 시각장애인교원의 경우 스크린리더로 이들 시스템을 조작하는 데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AI 디지털교과서는 2025년 8월 「초·중등교육법」 개정으로 '교과용 도서'에서 '학습지원 소프트웨어(교육자료)'로 법적 지위가 변경되었고, 2026년 3월부터 학교별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자율적으로 선정·활용하는 방식으로 전환되었다. 그러나 학습지원 소프트웨어의 선정 기준에 장애인 접근성 요건이 충분히 반영되어 있지 않아, 시각장애인교원 등이 실제 활용하기 어려운 소프트웨어가 학교에 도입될 우려가 있다.

교과서와 수업 자료의 대체자료(점자, 확대, 음성, 전자파일) 제공 시스템도 불완전하여, 시각장애인교원이 신학년 수업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CRPD 제9조(접근성)가 요구하는 "정보통신기술 및 체계에 대한 접근 보장"과 최종견해 문단 19(d), 20(d)의 디지털 접근성 권고에 반하는 현실이다.

특히, 교사를 위한 편의제공 시스템이 갖춰지면, 이는 장애 학생뿐만 아니라 다양한 학습적 요구를 지닌 모든 학생을 포용할 수 있는 보편적 학습 설계(UDL) 기반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애인교원에 대한 접근성 보장은 포용적 교육환경 전체의 질적 향상과 직결되는 과제이다.


5. 장애인교원의 노동조합 권리와 당사자 참여

가. 장교조의 설립: 세계 유일의 장애인교원 노동조합

"장애인 교원의 평등한 교권 실현을 위한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장애인 교원 노조가 출범했다. 지난 6일 오후 4시 30분, 서울 사당동 교사노동조합연맹 대회의실에서 장애인 교원의 평등한 교권 실현에 뜻을 모은 교사들이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아래 장교조)' 출범식을 열고 활동을 알렸다." —비마이너(2019.7.8.)11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장교조)은 2019년 7월 6일 시각·청각·지체·뇌병변장애 교사를 포함한 45명의 창립 조합원이 모여 공식 창립하였다.11 이는 전 세계적으로 유일한 장애인교원으로 구성된 노동조합으로, CRPD 제27조 제1항 (c)호가 보장하는 "장애인의 노동 및 노동조합 권리 행사"의 가장 직접적인 실천 사례이다. 일반논평 제8호 문단 31은 노동조합이 장애인 근로자의 권리 옹호에 핵심적 역할을 하며, 장애인의 노조 참여가 보장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특히 이 시기는 제도적으로는 장애인 의무고용이 시행되고 있었으나, 실제 현장에서는 정당한 편의 제공이나 업무 지원이 전무하여 장애인교원들이 "채용되었으나 실제로는 고용되지 못한(hired but not employed)" 상태에 놓여 있었다.2 장교조의 탄생 배경에는 기존 교원노조들이 주류 교원의 관심사에 집중하는 동안, 장애인교원들의 특수한 문제가 대변되지 못했다는 구조적 문제가 있었다. 장애인교원들은 개별 학교에서 겪는 차별과 편의제공 부재 문제를 공식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노동조합을 결성한 것으로, 이는 CRPD가 강조하는 장애인 당사자의 자율적 결사에 의한 권리 옹호의 전형적 사례이다.

초대 이인호 위원장에 이어 김헌용 위원장이 2021년부터 연임하며 리더십을 이어오고 있으며, 2021년 전남을 시작으로 서울(2022년), 대전(2024년), 경기(2024년), 부산(2025년) 등에 지역 지부를 설립하여 전국적 조직으로 확장하고 있다.

나. 단체협약 체결의 역사적 의의

2020년 8월 교육부와의 첫 본교섭을 시작으로 3년간의 교섭을 거쳐, 2023년 6월 2일 총 49개 조 62개 항의 단체협약이 체결되었다. 다양한 장애 유형의 교사들이 직접 마련한 요구안을 토대로 수차례 교섭을 거쳐 최종 조율된 이 협약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장애인교원 단체협약으로 평가된다.

단체협약의 5대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장애인교원 양성 및 임용시험 제도 개선 (제11~14조): 의무고용률 달성을 위한 수급 계획, 양성기관 지원, 임용시험 편의제공 개선
  2. 인사제도 개선 (제15~20조): 균형인사, 전직·승진 기회 보장, 병가·휴직 제도 개선
  3. 근무여건 개선 (제21~37조): 지원인력, 보조공학기기, 무장애 환경, 웹접근성, 교과용 도서 대체자료, 인식개선, 차별 금지
  4. 전문성 신장 (제38~44조): 연수 접근성 보장, 자격연수·특별연수 편의제공
  5. 관계 기관 협력 (제45~46조): 근로지원인 제도 개선, 문자통역·수어통역 지원

다. 조직의 지속가능성 확보

가장 큰 참여의 이유는 이런 장애인 교사로서 많이 노출되고 학교에 장애인 교원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나갈 수 있구나. 이러면서 임파워먼트를 느끼기도 하고. —시각장애인 교원 A.1

장교조는 설립 초기의 열의를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운동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해 왔다. 2023년에는 시민 모금 캠페인 "장교조에 날개를 달아주세요"를 통해 첫 상근 사무실을 마련하며 재정적 자립을 시도하였고, 조합원 대상 연수 프로그램 운영과 후원회원 제도 도입을 통해 내부 결속과 외부 연대를 동시에 강화하며 조직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큰 성과는 노동조합 활동의 제도적 보장인 '교원 근무시간 면제제도(타임오프)'의 확보이다. 2025년 초 전남, 서울, 대전교육청과의 합의를 통해 노조 전임자들의 공식 활동 시간을 확보하였고, 경기도교육청에서는 소수 노조 보호를 위한 '노노간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는 장교조가 교육 당국의 시혜적 대상이 아니라, 교육 정책을 함께 논의하고 결정하는 대등한 파트너로서의 지위를 확보했음을 의미한다.

라. 당사자 참여의 성과

장교조는 설립 이후 다양한 영역에서 장애인교원 당사자 참여를 실현해 왔다.

입법 및 정책 제안 활동

  • 2021년: 「교육공무원법」 개정을 이끌어내어 장애인교원 연수 시 편의제공이 국가·교육청의 의무로 법제화
  • 2022년: 강민정 국회의원실과 공동으로 국회 토론회 개최, 장애인교원 10대 고충 및 지원전담기구 설치 필요성 공론화
  • 2023년 2월: 국가기관 등에 장애인 공무원 지원전담인력을 의무 배치하는 내용의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개정안 발의
  • 2023년 6월: 박대수 국회의원실 주최 토론회에 참여하여 교원임용시험 개선, 교대·사범대 장애학생 선발 확대 등 촉구
  • 2024년: 백승아 의원과 협력하여 교과용 도서 대체자료 제작·보급 의무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발의 지원
  • 2025년: 대선 정국에서 '7대 포용적 교원 정책' 발표, 국회 기자회견 개최; 헌법소원심판 청구(대체교과서 관련, 사건번호 2025헌마1551)

지방 차원의 성과

  • 전라남도교육청: 2023년 4월 장애인교원 편의지원 조례 제정
  • 인천광역시: 2025년 4월 전국 6번째 조례 제정
  • 경기도교육청: 장애인교원 1인당 연 500만 원 한도의 편의지원 예산 확보, 중증장애인교원 비정기전보 절차 연내 시행 결정
  • 인천광역시교육청: 2022년부터 청각장애 교사를 위한 실시간 문자통역 서비스 예산 최초 지원
  • 대전광역시의회: 2025년 사문화된 장애인교원 지원 조례 활성화 토론회 개최

마. 반차별 활동 사례

장교조는 장애인교원에 대한 차별 사례에 적극 대응해 왔다.

진주교대 입시 성적 조작 사건 대응 (2021년)

장애인의 교직 진입 단계에서부터 발생하는 차별을 근절하기 위해, 장교조는 2021년 진주교대 입시 성적 조작 사건에 대해 수차례 성명을 발표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하였다. 해당 행위를 "조직적 범죄"로 규정하고 철저한 진상 규명과 관련자 엄중 문책, 그리고 모든 교원양성기관에 대한 전수조사를 촉구함으로써, 예비 장애인교원에 대한 차별이 개인의 일탈이 아닌 구조적 문제임을 공론화하였다.

서울시교육청 질환교원심의위원회 규칙안 반대 (2021년)

2021년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한 '질환교원심의위원회' 규칙안에 대해, 질환을 가진 교원을 잠재적 문제 교원으로 간주하는 선입견에 기반한 인권 침해적 발상이라며 즉각 반대 성명을 발표하였다. 이는 장애나 질병을 교원의 전문성과 결부시키는 사회적 편견에 제동을 거는 중요한 활동이었다.

강원도 청각장애 교사 교권 침해 사건 (2022년)

강원도에서 발생한 청각장애 교사에 대한 학생들의 교권 침해 사건에 대해, 이를 단순 교권 침해가 아닌 장애인 차별 사건으로 재규정하고 교육청의 재심의와 전수조사를 요구하며 문제의 본질을 환기시켰다.

청각장애 교원 의사소통 지원 차별 시정 (2024년)

2022년 말 한 청각장애 교원이 학교 회의나 연수 시 수어통역·속기 지원 미제공으로 인한 업무상 불이익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하였다. 장교조는 이를 구심점으로 2023년 초 단체 진정으로 전환하였고, 국가인권위원회가 2023년 4월 직권조사로 전환하여 2024년 2월 14개 시도교육청에 대해 시정 권고를 의결하였다. 이는 청각장애 교원에 대한 정당한 편의(합리적 편의제공)의 부재가 차별로 공식 확인된 의미 있는 사례이다.

K대학교 장애인교원 차별 사건 (2023년)

"다른 건 다 참을 수 있었어요. 강의를 못 하게 하니까 버틸 수 없더라고요." —한겨레(2025.8.8)12

상지기능장애를 가진 대학 교수(장교조 조합원)에 대해 장애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과목 배정, 모욕적 언행 등의 차별이 발생하였다. 장교조는 2021년부터 해당 교원의 진정을 지원하였고, 국가인권위원회는 2023년 2월 대학 측의 행위가 차별임을 인정하고 특별인권교육 및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권고하였다. 인권위 결정 이후에도 학교 측이 권고를 이행하지 않고 법무부의 시정명령 절차가 지연되자, 장교조는 이를 공론화하며 법무부 면담을 추진하고 국회의원실과 공조하여 시정명령 이행을 촉구하는 등 현재까지 권리구제의 실효성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긍정적 사례의 발굴

장교조는 부정적 인식 개선과 더불어 성공적 사례를 적극적으로 발굴·홍보하는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중증 시각장애인 교원이 공립학교 교감으로, 또 다른 시각장애인 교원이 특수학교 교장으로 임용되었을 때 환영 논평을 발표하여, 장애인교원도 탁월한 관리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렸다.

바. 장애인교원의 존재론적 가치

"교육은 말이 아니라 실천이 동반되어야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학교 내 장애 교원에 대한 지원이나 소통 없이 학생들에게 '장애인을 배려해야 한다'고 가르치는 게 앞뒤가 안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교원 K (경향신문, 2024.4.22)13

장교조의 투쟁은 단순한 노동조건 개선을 넘어, 장애인교원이 지닌 대체 불가능한 교육적 가치를 학교 현장에서 온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다. 장애인교원이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과 만나며 교사로서 성장하고, 단단한 장애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궤적은, 그 자체로 학생들이 서로의 다름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며 다양성을 존중하도록 이끄는 '살아있는 교육과정'이다.1

장애인교원은 '상처 입은 치유자'로서, 자신의 장애 경험을 통해 학생들에게 공감과 포용의 가치를 전달하는 고유한 교육적 역할을 수행한다. 안정된 고용 환경 속에서 장애인교원이 교육 전문가로서 기능할 때, 그 존재는 학생들에게 '보호받는 대상'으로만 여겨지던 장애인의 이미지를 '능력 있는 직업인'이자 '사회적 멘토'로 전환시키는 강력한 실재가 된다.

사. 장애인정책 결정과정에서의 당사자 참여 현실과 한계

장교조는 장애인교원의 유일한 전국 단위 당사자 대표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정책 협의 과정에서의 참여는 여전히 형식적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교원 정책 관련 위원회에 장애인교원 당사자의 참여가 보장되지 않으며, 정책 수립 전 의견수렴 절차가 의무화되어 있지 않다.

장교조 활동을 위한 기본적 지원도 미흡하다. 교원 근무시간 면제(타임오프) 제도가 2024년 말 도입되었으나, 실제 활용은 일부 교육청에 한정되어 있고, 장애인교원 노동조합의 특수성(이동 제약, 의사소통 추가 시간 등)을 반영한 할증이 없다.

이러한 현실은 CRPD 제4조 제3항이 요구하는 "장애인을 대표하는 단체를 통한 긴밀한 협의 및 적극적 참가" 및 제33조 제3항의 "시민단체, 특히 장애인과 이들을 대표하는 단체의 감독 절차에 대한 충분한 개입과 참여" 의무의 이행이 미흡함을 보여준다.


6. 모니터링 지표 및 평가

가. CRPD 제27조 각 항목별 이행 평가 매트릭스

CRPD 제27조의 주요 조항을 장애인교원의 맥락에서 평가하면 다음과 같다.

[표 6] CRPD 제27조 이행 평가 매트릭스

CRPD 제27조 조항 관련 내용 이행 수준 근거
1(a) 차별 금지 고용의 모든 사항에서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 금지 부분 이행 차별금지법 존재하나, 2022년 실태조사에서 임금(9.3%), 근무평정(8.5%), 담임배정(7.4%) 등 광범위한 차별 경험 보고; 진주교대 성적 조작, 질환교원심의위 등 구조적 차별 사례 발생
1(b) 공정한 근로조건 동등한 보수, 안전하고 건강한 근로조건, 괴롭힘으로부터의 보호 미흡 성과급·근무평정 차별, 교직 내 소외·따돌림 경험, 중증장애인교원 차별 경험 유의미하게 높음; K대학교 모욕적 언행 사건
1(c) 노동조합 권리 장애인의 노동 및 노동조합 권리 행사 이행 장교조 설립(2019), 단체협약 체결(2023), 타임오프제 도입(2024)
1(d) 직업훈련 접근 직업지도, 직업훈련 프로그램 접근 미흡 연수 접근성 미보장, 47.4%가 맞춤형 연수 '매우 필요', 중증 차별 경험 유의미하게 높음
1(e) 고용 기회 촉진 노동시장에서의 고용 기회와 경력 발전 부분 이행 구분모집제도 존재하나 합격률 저조, 승진 임용 만족도 최하위(3.89/5.0), 교원양성기관 64%가 특별전형 미운영
1(g) 공공부문 고용 공공부문에서의 장애인 고용 부분 이행 의무고용제도 존재하나 교육 분야 고용률 1.5%(의무 3.8%), 공공부문 최하위, 부담금으로 대체
1(i) 합리적 편의제공 직장에서의 합리적 편의제공 보장 미흡 1인당 연 84만 원, 교육청별 765배 격차, 전담조직 전무, 75.9%가 전담부서 필요 응답

나. 2022년 최종견해 권고사항 대비 이행 평가

[표 7] 최종견해 문단 56 권고사항 이행 평가 (장애인교원 맥락)

권고 (문단 56) 장애인교원 관련 이행 상황 평가
(a) 차별적 법률 폐지, 차별 근절 장애인차별금지법 존재하나, 교원 특화 지원 법률 부재; 인사관리 안내서는 권고적 성격; 2022년 실태조사에서 전반적 차별 경험 지속 보고; 53.7%가 관련 법령 제·개정 강하게 요구; 진주교대·K대 등 구체적 차별 사건 발생 미흡
(b) 동일가치 동일임금 교원은 호봉제로 기본급 차별은 없으나, 성과급·근무평정에서 차별 보고(9.3%, 8.5%) 부분 이행
(c) 포용적 근로환경 보장 디지털 접근성(NEIS 등) 미흡, 물리적 접근성(편의시설) 불균등, 대체자료 제공 불완전, 전담 지원조직 전무; 인천교육청 문자통역 등 일부 선도 사례 존재 미흡
(d) 적극적 우대조치 이행 구분모집제도(5%) 존재하나 합격률 저조, 양성기관 진입 장벽 존속, 고용률 감소 추세, 부담금 납부로 대체 관행 부분 이행

다. 교차 조항 이행 평가

CRPD 조항 장애인교원 관련 이행 상황 평가
제5조 (평등·비차별) 합리적 편의 거부 = 차별이라는 인식 부족; 인권위 시정 권고에도 이행 지연 미흡
제9조 (접근성) NEIS·K-에듀파인 웹접근성 미보장; 학습지원 소프트웨어 선정 기준의 접근성 요건 미흡; 학교 물리적 접근성 불균등 미흡
제24조 (교육) 장애인교원이 포용적 교육의 실천자이나, 점자·수어 교사 양성 부족; 교원양성기관의 장애학생 배제 구조 미흡
제4조 (일반의무) 장애인교원 당사자 참여 미제도화; 정책 수립 시 의견수렴 비의무; 장교조의 형식적 참여 미흡

7. 정책 제언 및 결론

가. CRPD 제27조 이행을 위한 핵심 과제

위의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CRPD 제27조의 충실한 이행과 2022년 최종견해 권고사항의 실질적 이행을 위해 다음 5가지 핵심 과제를 제언한다.

1) 장애인교원 지원 특별법 제정

현재 장애인교원 지원에 관한 법적 근거가 여러 법령에 산재되어 있어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지원이 어렵다. 장애인차별금지법과 장애인고용법은 일반적인 차별금지와 고용촉진을 규정하고 있으나, 교원의 직무 특수성을 반영한 구체적 지원 방안은 미비하다. 교육부의 「장애인교원 인사관리 안내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에 불과하다.

이에 (가칭) 「장애인교원 지원법」을 제정하여 다음 사항을 법제화할 것을 제언한다: -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장애인교원 지원 책무 명시 - 정당한 편의제공의 구체적 내용과 절차 법제화 - 장애인교원 지원센터 설치 및 운영 근거 마련 - 안정적 재원 확보 방안 명시 - 「교육공무원법」에 편의제공 의무 조항 신설

이는 CRPD 최종견해 문단 56(a)의 "차별적 법률 폐지 및 차별 근절"과 제4조의 "입법 조치를 포함한 적절한 조치" 의무에 부합하는 것이다.

2) 시도교육청 장애인교원지원센터 설치

현재 17개 시도교육청 모두에 장애인교원 지원 전담 조직이 부재하다. 장애인교원 지원 업무가 여러 부서에 분산되어 있어 체계적이고 일관된 지원이 불가능하며, 장애인교원이 필요한 지원을 받기 위해 어디에 문의해야 하는지조차 알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교육부 내 국가장애인교원지원센터와 17개 시도교육청 지역장애인교원지원센터의 의무 설치를 제언한다. 각 센터는 지원 신청 및 상담 창구 일원화, 보조공학기기 대여·수리·교육 서비스, 인적 지원 인력 관리, 학교 현장 방문 지원 및 컨설팅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센터당 연간 약 4억 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나, 장애인교원 16명의 고용 유지만으로도 연간 4억 원 이상의 고용부담금 절감 효과가 있어 충분한 경제적 타당성이 있다.14

이는 최종견해 문단 56(c)의 "포용적 근로환경 보장 강화"와 제27조 제1항 (i)호의 "합리적 편의제공 보장"에 필수적인 인프라 구축이다.

3) 교원 채용·인사 시스템의 합리적 편의제공 표준화

교원 양성기관의 장애학생 진입 장벽 제거, 임용시험의 장애 유형별 편의제공 표준화, 전보·승진에서의 차별 금지 강화가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 교원양성기관 특수교육대상자 특별전형 의무화 (현재 64%가 미운영)
  • 임용시험 장애 유형별 편의제공 기준 명확화 및 법제화
  • 전보 시 장애 특성(치료기관 이용, 출퇴근 접근성 등) 반영 우선전보 제도화
  • 승진 임용 시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 금지 및 적극적 시정 조치

이는 최종견해 문단 56(a)의 "채용·편의제공·승진 등에서의 차별 근절"과 56(d)의 "적극적 우대조치 이행"에 직접 대응하는 과제이다.

4) 교육환경 접근성 보장

디지털 근무환경과 물리적 학교 환경의 접근성을 보장해야 한다:

  • NEIS, K-에듀파인 등 필수 업무 시스템의 웹 접근성 인증 의무화
  • 학습지원 소프트웨어 선정 기준에 장애인 접근성 요건 의무화 및 도입 후 지속적 개선 체계 마련
  • 교과용 도서 대체자료(점자, 확대, 음성, 전자파일)의 교과서 발행과 동시 제공 의무화
  • 학교 신축·증축 시 BF(무장애) 인증 의무화, 기존 시설 단계적 개선

이는 CRPD 제9조(접근성)와 최종견해 문단 20(d)의 디지털 접근성 권고, 제27조 제1항 (b)호의 안전하고 위생적인 근로조건 보장에 해당한다.

5) 장애인교원 당사자 참여 제도화

장애인교원 관련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당사자 참여를 제도화해야 한다:

  • 교원 정책 관련 위원회에 장애인교원 당사자 참여 의무화 (30% 이상)
  • 장교조와의 정례 협의체 법제화 (분기별 정책협의회)
  • 장애인교원 노조의 특수성을 반영한 근무시간 면제(타임오프) 할증
  • 온라인 정책 모니터링 플랫폼 구축 및 정기적 현장 실태조사

이는 CRPD 제4조 제3항의 "장애인을 대표하는 단체를 통한 긴밀한 협의 및 적극적 참가"와 제33조 제3항의 "시민단체의 감독 절차 참여" 의무에 직접 대응하는 과제이다.

나. 결론

교육은 CRPD 이행의 핵심 영역이다. 장애인교원에 대한 지원은 단순한 고용정책이 아니라, 포용적 교육의 전제조건이다. 장애인교원이 차별 없이 교직 역량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때, 비로소 장애인 학생을 포함한 모든 학생에게 다양성을 존중하는 살아있는 교육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본 보고서의 분석이 보여주듯, 대한민국의 장애인교원 고용 실태는 CRPD 제27조가 요구하는 수준에 크게 미달하고 있다. 공공부문 중 최하위의 고용률, 1인당 연 84만 원에 불과한 편의제공 예산, 교육청별 765배에 달하는 극단적 지원 격차, 전담 지원조직의 전면적 부재 등은 대한민국 정부가 CRPD 제27조의 이행에 얼마나 소홀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2022년 CRPD 위원회의 최종견해 이후에도 상황의 실질적 개선은 미미하다. 장애인교원의 수는 오히려 감소 추세에 있으며(2022년 4,622명 → 2025년 4,545명), 지원 조례를 제정한 교육청은 17개 중 9개에 불과하다. 유일한 의미 있는 진전은 장애인교원 당사자가 스스로 조직한 노동조합(장교조)의 활동을 통해 이루어진 것으로, 이는 당사자 참여의 중요성을 역설적으로 증명한다.

장교조의 투쟁은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포용적인 학교 문화'를 만들기 위한 숭고한 교육적 실천이다. 장애인교원이 일상에서 마주하는 장벽을 허물고 인적·물적 지원 체계를 확보해 나가는 과정은, 궁극적으로 모두를 위한 보편적 학습 설계(UDL) 기반을 구축하는 토대가 된다. 장애인교원이 지닌 대체 불가한 교육적 가치와 '상처 입은 치유자'로서의 정체성이 교단에서 온전히 발휘될 때, 비로소 대한민국 공교육이 지향하는 진정한 의미의 포용교육이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과제로는 단체협약 사항의 전국적 이행, 장애인교원 고충처리 체계 구축, 고립된 장애인교사들 간의 네트워크 형성, 그리고 경증과 중증을 아우르는 조합 내 포용성 증대 등이 남아 있다. 이는 모두 장애인교원의 안정적 근무와 권익 신장을 위한 필수적인 조건들이다.

CRPD 위원회의 일반논평 제4호(포용적 교육에 관한)는 교원의 다양성 확보를 포용적 교육의 핵심 요소로 강조하고 있다. 장애인교원은 포용적 교육의 실천자이자, 장애인 학생의 롤모델이며, 학교 공동체에 다양성과 포용의 가치를 전파하는 존재이다. 이들에 대한 지원은 개별 교원의 복지를 넘어, 대한민국 교육 전체의 포용성을 높이는 투자이다.

대한민국 정부는 다음 국가보고서에서 장애인교원의 고용 실태와 지원 현황을 구체적으로 보고할 것을 촉구하며, CRPD 위원회는 차기 심의에서 공공부문, 특히 교육 분야의 장애인 고용 실태를 면밀히 검토할 것을 요청한다.

"교사가 장애로 인해 배제되지 않는 학교가 모두를 위한 교육의 첫걸음입니다."



본 보고서는 한국장애인연맹(DPI KOREA)의 국제네트워크 구축 UNCRPD 모니터링 사업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1. 김소라, 김원호(2025). 교사로서의 성장과 장애 정체성: "삶이 교육과정이 될 때". 교육인류학연구, 28(3), 1-27. 

  2. Hwang, S., & Kim, H.(2025). We were hired but not employed: the formation and challenges of the Korea Hamkke Labour Union of Disabled Teachers. Disability & Society 

  3. CRPD/C/KOR/CO/2-3, Concluding observations on the combined second and third periodic reports of the Republic of Korea, 2022.9, para. 55-56 

  4. UN Convention on the Rights of Persons with Disabilities, Article 27 "Work and employment" 

  5. 교육부 장애인교원 현황(2025.4); 교육부, 「장애인교원 인사관리 안내서」, 2023.12, p.12 

  6. 국가인권위원회, 「청각장애인 교원에 대한 의사소통 편의 미제공 등 차별행위 시정 권고」 결정문, 2024.2.23. 

  7. 교육부, 「장애인교원 인사관리 안내서」, 2023.12. 

  8. 교육부-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 「2020 단체협약」, 2023.6.2 체결 

  9. 교육부, 「2022년 장애인교원 교육전념 여건 지원 방안 사업 실태조사 보고서」, 2022.12. 

  10. 천지일보(2025.9.25). "점심도 못 먹는 장애인 교사들 … 근로지원인 제도 '제자리'." https://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3321228 

  11. 비마이너(2019.7.8). "장애인 교원의 교권 실현 위한 '장애인교원노동조합' 출범." 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13600 

  12. 한겨레(2025.8.8). "장애교수 '강의차별' 호소에도... 응답없는 법무부 '마지막 구제'."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212178.html 

  13. 경향신문(2024.4.22). "'뽑기만 하고 지원은 없는 현실...장애교원 배려, 말 아닌 실천을.'" https://www.khan.co.kr/article/202404220600045 

  14.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 「5대 핵심 정책 제안」, 2025.7.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장교조)의 설립과 발전 – UN CRPD 제27조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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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2025년 8월 27일에 개최된 「장애인당사자 중심: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이행 모니터링을 위한 한국-뉴질랜드 국제세미나」에서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장교조)이 발표한 원고입니다.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장교조)의 설립과 발전 – UN CRPD 제27조를 중심으로

서론

대한민국의 장애인교원 정책은 지난 20여 년간 큰 변화를 겪었다. 1990년 「장애인고용촉진법」 제정으로 장애인 의무고용제도가 도입되었지만 교원직은 한동안 의무고용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2005년 관련 법 개정으로 이러한 적용 제외가 폐지되어 2007년부터 교원 임용시험에서 장애인 구분모집(장애인 대상 별도 전형)이 시작되었다. 이는 전체 신규 교원의 일정 비율(약 5%)을 장애인으로 충원하도록 한 것으로, 이때부터 일반 학교에도 장애인교원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2006년 유엔 장애인권리협약(UN CRPD)의 채택과 2007년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정 등 국제·국내적 장애인권 환경의 변화가 크게 작용했다.

장애인교원이 증가함에 따라 이들이 현장에서 겪는 차별과 불편을 제도적으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2010년대 후반 시각장애인·청각장애인 교사들을 중심으로 한 비공식 모임이 활발해졌고, 2018년경 장애인교원들은 각자 학교에서 겪은 문제를 공식적으로 풀기 위해 노동조합 결성의 필요성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마침 당시 한국 사회는 새 정부 출범으로 노동조합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었고, 교원들도 다양한 노조를 설립하던 시기였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2019년 7월 6일 45명의 예비 조합원이 모여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약칭 장교조, Korea Hamkke Union of Disabled Teachers)을 창립하였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장애인교원만으로 구성된 노동조합으로 기록되었다. 현재 대한민국의 전체 교원 중 약 1.5%에 해당하는 4,584명(2024년 7월 기준)이 장애인이고, 장교조 조합원 수는 2025년 8월 기준 206명에 이르러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본 보고서는 장교조의 설립과 주요 활동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장애인교원 정책의 진보를 다음 네 가지 측면에서 살펴본다. 첫째, 노동조합으로서 장교조의 출범과 성장 과정, 교육부와의 최초 단체협약 체결 및 지속가능성 확보 노력을 조명한다. 둘째, 장애인교원 고용정책 변화에 장교조가 어떻게 능동적으로 개입하여 제도 개선을 이끌었는지 살펴본다. 셋째, 장애인차별금지법 하에서 이뤄진 권리구제 사례와 차별 시정 활동의 의미를 다룬다. 넷째, 이러한 노력들을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제27조에서 도출할 수 있는 네 가지 핵심 원칙(포용적 노동시장, 정당한 편의 제공, 노동조합권, 고용 증진과 사회적 인식 변화)과 연계하여 평가한다. 이를 통해 국제 독자가 한국의 사례를 이해할 수 있도록 관련 맥락도 함께 설명한다.

제1부: 장교조의 설립과 성장, 단체협약 체결 및 지속가능성 확보

1. 장교조의 출범

2019년 7월 6일 장교조는 시각·청각·지체·뇌병변장애 교사를 포함한 45명의 창립 조합원으로 공식 출범하였다. 이는 장애인교원들만으로 결성된 세계 최초의 노동조합으로, 그 설립은 장애 교사들이 직면한 문제를 공식적인 교섭 창구를 통해 해결하고자 한 노력의 결실이었다. 창립 당시 초대 위원장으로 이인호 교사가 선출되었고, 이후 김헌용 위원장이 2021년부터 연임하며 리더십을 이어왔다. 조합원들은 전국 각지의 특수교사와 일반학교 교사들로 구성되었으며, 2021년 전남을 시작으로 서울(2022년), 대전(2024년), 경기(2024년), 부산(2025년) 등에 지역 지부를 설립하여 조직 기반을 넓혀갔다. 2024년 기준으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약 4,584명의 장애인교원이 재직 중이며, 이는 전체 교원의 1.49% 수준이다. 이러한 풀 가운데 장교조 조합원은 206명으로 증가하여 (2025년 8월 기준) 규모 면에서도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 교육부와의 단체협약 체결

장교조는 출범 직후부터 교육부를 상대로 한 단체교섭을 핵심 과제로 추진했다. 2020년 8월에 첫 본교섭을 시작한 이후 3년에 걸친 교섭 끝에 2023년 6월 2일 역사적인 첫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이 협약은 총 49개 조, 62개 항으로 구성된 방대한 내용으로, 다양한 장애 유형의 교사들이 직접 마련한 요구안을 토대로 수차례 교섭을 거쳐 최종 조율된 결과물이었다.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장애인교원 단체협약으로 평가받는 이번 합의는 장교조와 교육부 모두에게 새로운 이정표가 되었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크게 다섯 가지로 요약되는데, ① 장애인교원 양성 및 임용시험 제도 개선 (교원 의무고용제도 강화), ② 장애인교원의 전보·전직 및 병가·휴직 등 인사제도 개선, ③ 근무 여건 개선 (지원인력 배치, 보조공학기기 제공, 학교 환경의 배리어 프리 개선, 교무업무 시스템의 웹 접근성 보장, 디지털교과서 접근성 보장, 장애인교원에 대한 차별 금지 등), ④ 연수 기회 및 전문성 신장 지원, ⑤ 유관 기관과의 협력 강화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처럼 포괄적이고 구체적인 단체협약은 장애인교원의 노동권과 교육권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토대가 되었다.

3. 조직의 지속가능성 확보 노력

장교조는 설립 초기의 열의를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운동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재정과 인력 기반 강화를 위해 2023년에는 창립 이래 첫 상근 사무실 마련을 위한 모금 캠페인 "장교조에 날개를 달아주세요"를 전개하여 성공적으로 목표를 달성하였고, 이를 통해 사무 공간을 확보했다(하지만 사무공간 운영은 2023년 말 교육부의 보조금 예산 전액 삭감으로 2024년부터는 지속되지 않았다). 또한 조합원 확대를 위해 신규 교사 대상 홍보와 각종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비조합원 후원회원 제도를 도입하여 장애인 교육권 향상을 지지하는 외부 후원도 유도하고 있다.

노동조합 활동의 제도적 뒷받침도 중요하게 다루어, 2024년 말 고용노동부 고시로 교원 근무시간 면제제도(일명 타임오프 제도)가 시행된 후 각 시·도교육청과의 협의를 통해 노조 전임자들의 공식 활동 시간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예를 들어 2025년 초 전남, 서울 및 대전교육청에서 장교조 임원에게 각각 연간 200시간, 200시간, 320시간의 근무시간 면제를 부여하는 데 합의하였고, 경기도교육청에서는 장애인으로 구성된 교원노조 등 소수 조합의 면제시간 확보를 위해 노력한다는 '교원 근무시간 면제 제도에 대한 교원 노동조합 간 합의서(노노간 합의서)'에 장교조 경기지부를 포함하여 11개 교원노조가 서명하였다. 이러한 노력들은 모두 장교조가 일회적 움직임이 아닌 지속 가능한 조직으로 자리매김하도록 기반을 다진 것으로 평가된다. 장교조는 앞으로도 조합원 확대, 재정 안정, 조합 내부의 포용성 강화 등을 과제로 삼고 조직 역량을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제2부: 장애인교원 고용 정책 변화에 대한 능동적 개입과 제도 개선 성과

1. 장애인교원 채용 및 인사제도 개선

장교조는 결성 이후 장애인교원의 고용과 근무환경에 관한 정책 개선에 적극 개입하여 여러 성과를 이끌어냈다. 장애인교원 채용 및 인사제도 개선 분야에서, 장교조는 교원 의무고용제도의 취지에 맞게 장애인교원의 채용 단계에서의 형평성을 높이고 이후 인사운영 과정에서의 차별을 제거하기 위한 정책 제안을 지속해왔다. 2021년 장교조는 국회 토론회와 성명서를 통해 장애인교원에 대한 정당한 편의 제공 의무를 법에 명시할 것을 요구하였고, 그 결과 같은 해 서동용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교육공무원법」 개정안 통과로 연수 참여 시 등 필요한 편의를 제공하도록 국가와 교육청의 의무가 규정되었다. 또한 교원의 전보·승진 등에서 장애를 이유로 한 불이익을 없애고, 장애인교원의 교육행정직(장학사 등) 진출 기회 확대를 위한 개선책을 단체협약에 반영하였다. 이러한 제도 개선 노력은 장애인교원이 고용 후에도 동등한 경력 발전 기회를 누리도록 기반을 조성한 것이다.

2. 근로지원인 제도 등 지원체계 개선

근로지원인 제도는 장애인 근로자에게 업무 보조 인력을 붙이는 국가 지원 프로그램으로, 학교 현장에서도 특히 중증 장애 교사에게 필수적이다. 그러나 교육현장의 특수성이 고려되지 않아 배정 지연, 휴게시간 공백, 원격 지원 불가 등의 문제가 지속되어 왔다. 장교조는 이러한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2021년 고용노동부·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3자 협의에 나서 현장의 어려움을 전달하고 대안을 모색했으며, 2025년 8월에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을 직접 면담하여 근로지원인 제도의 전면 개편을 공식 요구하였다. 이 자리에서 장교조는 휴게시간 중 공백 발생, 전문 인력 부족, 원격지원 금지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7대 개선과제를 제안하였고, 공단 측으로부터 전향적인 제도 개선 검토 약속을 이끌어냈다.

한편, 공단의 근로지원서비스와 별개로 교육부와 협력하여 학교 환경에 맞는 교원 지원인력 지원 사업 확대를 논의하고, 일부 시·도교육청에서는 장애 교사 지원인력 인건비 지원과 근로지원인 본인부담금 지원 예산을 신규 편성하는 성과도 나타났다. 예를 들어 인천광역시교육청은 2022년부터 청각장애 교사를 위한 실시간 속기(문자통역) 서비스 예산을 최초로 지원하기 시작하여, 1인당 연 50시간 한도로 운영하다가 2023년에는 최대 1인당 5백만 원까지 확대하였다. 이는 2023년 초 청각장애 교사들의 교육청 편의 미제공에 대한 집단 차별 진정의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변화들은 장교조가 중앙정부와 지방교육당국을 모두 설득하여 장애 교원이 교육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실질적 지원체계를 확충한 결과이다.

3. 제도 개선을 위한 입법·정책 제안

장교조는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도 장애인교원 정책 개선안을 적극 제시해왔다. 2022년 9월에는 강민정 국회의원실과 공동으로 "장애인교원 업무환경 개선 및 권리보장 방안 마련을 위한 국회 토론회"를 개최하여 장애인교원이 겪는 10대 고충, 청각장애 교사를 위한 소통지원 방안, 장애교원 지원전담기구 설치 필요성 등 다양한 주제가 논의되었고, 그 후속 조치로 2023년 2월 국가기관 등에 장애인 공무원 지원전담인력을 의무적으로 배치하고 매년 지원 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하는 내용의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개정안이 발의되었다. 2023년 6월에는 박대수 국회의원실 주최로 열린 "장애인교원 고용 확대,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 장교조 정책실장이 토론자로 참여하여 장애인교원 채용 확대를 위한 제도적 과제를 제언하였다. 이 자리에서 장교조는 교원임용시험 장애인 전형의 개선, 교대·사범대 등 교원양성기관의 장애학생 선발 확대, 장애인교원 대상 직무연수 보편화 등을 촉구하여 공감대를 형성했다. 2024년 11월에는 백승아 의원과 협력하여 교과용도서 대체자료(접근 가능한 교과서) 제작·보급 의무화를 내용으로 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발의되어 장애학생 및 교원의 학습권 보장을 추진하기도 했다.

한편, 일부 시·도교육청에서는 장애인교원 지원 조례가 제정·시행되는 성과가 있었다. 예를 들어 전라남도교육청에서는 2023년 4월 「장애인교원 편의지원 조례안」이 도의회를 통과하여 장애 교원 지원의 법적 기반이 마련되었다. 2025년에는 대전광역시의회에서도 장교조의 지속적인 요구에 힘입어 8년간 사문화되었던 장애인교원 지원 조례를 활성화하기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실질적 이행을 촉구하였다. 아울러 경기도교육청은 장교조 경기지부의 협의로 장애 교원 편의지원 전담 예산을 확보(1인당 연 500만원 한도)하고, 장기 미해결 과제였던 중증장애인교원의 비정기전보 절차를 연내 시행하기로 결정하는 등 현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활동을 통해 장교조는 장애인교원이 채용부터 배치, 근무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차별 없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도록 정책을 견인하였다. 정책 당국도 장교조와의 협의를 통해 2023년 말 「장애인교원 인사관리 안내서」를 발간하여 각급 교육기관에 장애인교원 인사·지원 기준을 제시하는 등 제도화에 나섰다. 이 안내서는 장애인교원의 임용, 배치, 근무지원, 승진 등에 관한 표준 지침으로서 장교조가 제기해온 여러 개선 요구를 반영하였다.

제3부: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른 권리구제 사례와 차별 시정 활동

장애인교원에 대한 차별을 시정하고 권리를 구제하는 일은 장교조 활동의 중요한 축을 이룬다. 대한민국의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약칭 장애인차별금지법, 2008년 시행)은 고용 영역에서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정당한 편의제공을 받지 못해 불이익을 겪을 경우 국가인권위원회를 통한 구제 절차를 보장한다. 장교조는 이러한 법적 수단을 적극 활용하여 장애인교원의 권익을 지켜낸 여러 사례를 만들어냈다.

1. 청각장애 교원 의사소통 지원 차별 시정

2024년 2월, 국가인권위원회는 14개 시도교육청에 대하여 청각장애인교원에게 수어통역 및 문자통역을 지원하지 않는 것은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한 정당한 편의의 미제공이라고 판단하고 시정 권고를 의결했다. 본 진정은 2022년 말 한 청각장애 교원이 학교 회의나 연수 시 수어통역이나 속기 지원이 제공되지 않아 업무상 불이익을 받은 것에 대한 개인 진정에서 시작하였으나 장교조가 구심점이 되어 2023년 초 단체 진정으로 전환되었고, 그해 4월 다시 국가인권위가 이를 직권조사로 전환하여 권고한 사례이다. 장교조는 이 과정에서 청각장애 교원 상담과 자료 제출을 도와 이 결과를 끌어냈다. 인권위는 교육당국에 이러한 편의 미제공 관행을 시정하고, 청각장애 교원을 위한 의사소통 지원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하였다. 이 결정은 장애인교원의 근무환경에서 필요한 정당한 편의(reasonable accommodation)의 부재가 차별로 공식 확인된 의미있는 사례로 평가된다. 장교조는 이 권고 이행을 촉구하는 한편, 시도교육청에 관련 예산이 충분히 편성되도록 시도교육청 모니터링을 추진하고 있다.

2. K대학교 장애인교원 차별 사건

2023년에는 K대학교에 재직 중인 한 상지기능장애 교수(장교조 조합원)가 겪은 차별 사건이 국가인권위로부터 장애인 차별로 인정되었다. 이 교수는 장애 특성상 미세한 마우스 조작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학교 측이 이를 고려하지 않은 과목을 배정하려 했으며, "이런 인격 가지고 어떻게 학생상담을 하나" 등의 모욕적 언행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었다. 장교조는 2021년부터 해당 교원의 진정을 지원하였고, 국가인권위원회는 2023년 2월 대학 측의 행위가 장애인교원에 대한 차별임을 인정하고 관련자 특별인권교육 및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권고했다. 인권위 결정 이후에도 학교 측이 권고를 이행하지 않고 법무부의 시정명령 절차가 지연되자, 장교조는 이를 공론화하며 압박을 가했다. 장교조는 법무부 면담을 추진하고 국회의원실과 공조하여 시정명령 이행을 촉구하는 등 현재까지 권리구제의 실효성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이 사례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른 구제 결정이 실제 현장에서 이행되기까지 추가적인 제도 개선과 감시가 필요함을 보여주며, 장교조는 이를 교훈 삼아 향후 차별 사건에 대해 인권위 진정, 행정명령, 법원 소송 등 다각도의 수단을 적극 활용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3. 교육 현장의 미세 차별 해소 및 인식 개선 활동

장교조는 법적·제도적 투쟁을 넘어, 교육 현장에 만연한 구조적 편견과 일상화된 배제에 맞서고 있다. 이는 종종 '미세 차별(microaggression)'의 형태로 나타나며, 장애인교원의 전문성과 동료성을 침해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된다.

장애인의 교직 진입 단계에서부터 발생하는 차별을 근절하기 위해, 장교조는 2021년 진주교대 입시 성적 조작 사건에 대해 수차례 성명을 발표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해당 행위를 "조직적 범죄"로 규정하고 철저한 진상 규명과 관련자 엄중 문책, 그리고 모든 교원양성기관에 대한 전수조사를 촉구함으로써, 예비 장애인교원에 대한 차별이 개인의 일탈이 아닌 구조적 문제임을 공론화했다. 또한, 재직 중인 교원을 잠재적 문제 집단으로 보는 시선에도 맞서 싸웠다. 2021년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한 '질환교원심의위원회' 규칙안에 대해, 질환을 가진 교원을 잠재적 문제 교원으로 간주하는 선입견에 기반한 인권 침해적 발상이라며 즉각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이는 장애나 질병을 교원의 전문성과 결부시키는 사회적 편견에 제동을 거는 중요한 활동이었다.

개별 조합원이 학교 현장에서 겪는 고충 해결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특히 2022년 강원도에서 발생한 청각장애 교사에 대한 학생들의 교권 침해 사건에 대해, 이를 단순 교권 침해가 아닌 장애인 차별 사건으로 규정하고 교육청의 재심의와 전수조사를 요구하며 문제의 본질을 환기시켰다. 한편,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 긍정적 모델을 제시하는 활동도 병행했다. 중증 시각장애인 교사가 공립학교 교감으로, 또 다른 시각장애인 교사가 특수학교 교장으로 임용되었을 때 환영 논평을 발표하여, 이들의 성과를 조명하고 장애인교원도 탁월한 관리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렸다. 이처럼 장교조는 교직의 진입부터 재직, 승진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구조적·개별적 차별에 맞서고, 성공적인 사례를 적극적으로 발굴·홍보함으로써 교육계 전반의 인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활동들은 장애인교원이 온전한 동료이자 교육의 주체로 존중받는 포용적인 학교 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제4부: UN CRPD 제27조 맥락에서 장교조 활동의 실천적 해석

유엔 장애인권리협약(CRPD) 제27조는 장애인의 근로 및 고용 권리에 대해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해당 조항은 당사국이 장애인이 다른 사람과 동등하게 자유롭게 선택하거나 수락하는 노동을 통하여 생계를 영위할 기회에 대한 권리를 인정하고, "개방적이고 포용적이며 접근 가능한(open, inclusive and accessible) 노동시장과 근로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또한 제27조 1항 a호에 따라 장애를 이유로 한 모든 형태의 고용상 차별을 금지하고, 1항 i호에 명시된 정당한 편의제공 등 적절한 조치를 통해 장애인의 노동권 실현을 촉진할 의무를 진다. 나아가 1항 c호는 장애인이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가입할 권리를 동등하게 보장해야 함을 천명하며, 국가는 1항 g호와 h호에 따라 공공·민간 분야에서 장애인 고용 촉진을 위한 적극적 조치를 이행할 것을 요구한다. 장교조의 활동과 그 성과는 이러한 CRPD 제27조의 핵심 사항들을 국내에서 실천한 대표적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1. 포용적 노동시장의 구현

협약이 지향하는 포용적 노동시장은 장애인이 주류 고용시장에 통합되는 것을 의미하며, 한국 교육 현장에서 이는 일반 학교에 장애인 교원이 자연스럽게 채용·배치되어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장교조는 교원 임용에서부터 현장 배치에 이르는 과정 전반에서 "한 명도 소외되지 않는 포용적 학교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앞서 언급한 교원 임용시험 장애인 전형 개선 요구나 교대 입시 특별전형 확대 주장은 장애인 교원의 진입 장벽을 낮추어 교육계로의 진입 기회를 넓힌 것이다. 그 결과 2007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한 장애인 교원 수는 2024년 기준 4,584명에 달하며, 각 학교에서 장애인 교원이 더 이상 낯선 존재가 아니게끔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전체 교원의 1.5% 미만이라는 낮은 비율은 더 많은 장애인의 교직 진출을 도모해야 함을 시사한다. 장교조가 주장하는 교원양성기관 단계의 개선, 채용목표제 강화, 장애인 교원 채용 확대 정책 등은 CRPD 제27조 1항 e호의 고용 기회 및 경력 향상 증진 의무와 궤를 같이 한다. 특히 공공부문인 교육청과 학교가 모범적 고용주로서 장애인 교원을 적극 임용하도록 촉구한 것은 1항 g호가 요구하는 국가의 선도적 역할에 부합한다. 이러한 노력은 장애인에게 개방적인 교원 노동시장을 구현함으로써, 장애 학생들에게도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장애인 교사를 학교에 확산시키는 부수 효과도 가지고 있다.

2. 정당한 편의제공과 작업환경 개선

CRPD 제27조는 장애인이 1항 b호에 따라 안전하고 건강한 근무환경에서 일할 권리를 강조하며, 이를 위해 1항 i호에서 정당한 편의제공(reasonable accommodation)을 국가와 고용주가 책임질 것을 요구한다. 장교조가 주도한 여러 정책 개선은 이러한 국제기준을 국내에 구현한 사례들이다. 대표적으로 2021년 「교육공무원법」 개정으로 장애인 교원 연수 시 편의제공 의무가 법제화된 것은 정당한 편의제공을 국가의 책무로 명확히 한 조치였다. 이로써 교육당국은 장애인 교사가 직무연수나 회의에 참여할 때 수어통역, 속기, 보조공학기기 등 필요한 지원을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하며, 이는 협약이 말하는 정당한 편의제공의 이행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단체협약을 통해 확보한 지원인력 배치, 보조공학기기 제공, 무장애 환경 조성, 업무 시스템·교과서의 웹 접근성 보장 등의 조항들은 모두 장애인이 동등한 근무조건에서 일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내용이다. 이러한 조치는 장애인 교원이 일상적으로 겪던 비장애인 중심의 업무환경 장벽을 제거함으로써 협약상 권리를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근로지원인 제도 개선 요구나 시·도교육청별 편의지원 조례 제정, 예산 확보 활동은 공교육 현장에서 개별 장애 교원의 필요에 맞춘 지원 체계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CRPD가 지향하는 개별적 지원과 보편적 접근성 개선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한국적 노력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장교조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성명 발표를 통해 학교 내 장애인 편의시설 확충과 안전 대책 등이 추진된 것도 1항 b호의 안전하고 건강한 근무조건을 요구한 협약 취지에 부합한다. 예를 들어 학교 건물에 경사로 설치, 엘리베이터 점자 표기, 비상벨에 시각신호 추가 등은 모두 작지만 모두를 위한 변화이며, 장교조는 "계단 대신 경사로를 만들고...작은 변화가 모두를 위한 변화"라는 신념으로 이러한 개선을 독려해왔다.

3. 장애인의 노동조합권 보장

CRPD는 제27조 1항 c호를 통해 장애인이 다른 근로자와 동등하게 노동조합을 결성하거나 가입하여 활동할 권리를 명시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장교조의 탄생 자체가 바로 이러한 노동조합권의 실천이라 할 수 있다. 기존의 교원 노조들이 주류 교원의 관심사에 집중하는 동안, 장애인 교원들은 자신들의 특수한 문제를 대변하기 위해 스스로 노조를 조직하였다. 이는 협약이 강조하는 장애인 당사자의 자율적 결사에 의한 권리 옹호의 전형적인 사례이다. 한국 정부도 교원의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2020년 「교원노조법」 개정으로 대학교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였고, 이후 2022년 법 개정과 2024년 후속 고시를 통해 교원노조 전임자 근무시간 면제 제도를 도입하는 등 지속적으로 법적 환경을 정비하였다. 장교조는 이러한 법적 기반을 활용하여 노조 기반을 넓히고 시간면제 인원을 확보함으로써 장애인 교원의 노조 활동 보장을 현실화했다. 특히 장애인 교원 노동조합이 교육부와 단체협약을 체결한 것은 국제적으로도 선구적 사례로서, 장애인의 노조할 권리가 실질적으로 구현된 의미를 가진다. 이 협약은 장애 교사들의 노동 조건을 단체 교섭을 통해 향상시켰다는 점에서, CRPD 제27조에서 말하는 "장애인의 노동권 보호 및 증진"을 보여주는 모범 사례로 가치가 있다.

4. 고용 증진과 사회적 인식 변화

협약 제27조는 장애인 고용 증진과 직업 유지에 필요한 지원, 그리고 고용환경 전반의 변화까지 포괄한다. 장교조가 추진한 정책 중에는 교육부 내 장애인교원 전담 부서 및 지원센터 설치 요구, 장애인 교원 대상 전국 단위 지원센터 구축 제안 등이 있었다. 이는 1항 e호와 k호에 명시된 고용 유지 및 복귀 지원을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이행하라는 요구로, 협약이 국가에 부여한 적극적 의무와 일맥상통한다. 또한 장교조는 언론 인터뷰, 칼럼 기고, 국회 기자회견 등을 통해 장애인 교원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캠페인을 전개해왔다. 장애인 교사가 교직사회와 학부모, 학생들로부터 동등한 교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차별적 언행을 고발하고 성공 사례를 확산하는 등 여론을 변화시키는 노력도 병행하였다. 이는 장애인의 고용 환경을 개선하려면 문화와 인식의 변화가 필수적이라는 CRPD 위원회의 지적과도 맥을 같이한다. 장교조는 "교사와 학생, 교사와 학부모 등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차별을 드러내고 인식을 바꾸며, 학교 전반에 다양성과 포용의 문화를 확산시키고자 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러한 선언대로 장교조의 활동은 단순히 개별 교원의 근로조건 향상에 그치지 않고, 궁극적으로는 포용적 교육환경 조성으로 이어져 장애인권리협약의 이상을 현장에서 구현하고 있다.

결론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장교조)의 설립과 활동은 대한민국 장애인교원 정책에 있어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였다. 장교조는 장애인교원들이 스스로 조직한 노동조합으로서, 그 출범 자체가 장애인 당사자의 권리 옹호 의지를 상징한다. 지난 몇 년간 장교조는 교육부와의 세계 최초 단체협약 체결을 통해 장애인교원의 권익을 종합적으로 제도화하였고, 법·제도 개선과 현장 지원 확충을 이끌어내며 장애인교원이 차별 없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크게 향상시켰다. 또한 차별 사건에 대한 권리구제 활동을 통해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실효성을 높이고, 교육계 전반에 포용과 평등의 문화를 퍼뜨리는 데 기여하였다. 이러한 노력들은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제27조의 취지를 한국 교육현장에 구현한 사례로서 국제 사회에도 시사점을 제공한다. 실제로 2025년 발표된 국제 학술 연구에서도 장교조가 한국 교육 부문에서 장애인 권리와 사회적 정의를 증진하는 데 기여한 의의를 높이 평가하면서, 향후 장교조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지속적인 지원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물론 한국의 장애인교원 정책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아직 남아 있다. 장애인교원의 수 자체가 전체 교원에 비해 매우 적은 현실, 학교 현장에서 장애인교원이 완전한 평등을 누리기까지 넘어야 할 인식의 장벽 등은 지속적인 노력의 영역이다. 장교조 역시 향후 과제로 단체협약 사항의 전국적인 이행, 장애인교원 고충처리 체계 구축, 고립된 장애 교사들 간의 네트워크 형성, 조합원 및 후원인 확대, 조합 내 다양한 장애 간의 포용성 증대 등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모두 장애인교원의 안정적 근무와 권익 신장을 위한 필수적인 조건들이다. 한국 정부와 교육계, 시민사회는 장교조와 협력하여 이러한 과제들을 해결함으로써, 장애인권리협약이 지향하는 포용적이고 공정한 노동환경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할 것이다. 장애인교원에 대한 정책적 배려와 지원은 결국 모든 사람이 차별 없이 교육하고 교육받는 사회를 만드는 토대이며, 이는 국제사회가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SDGs)와 인권 보장의 실현과도 궤를 같이한다. 앞으로도 장교조의 경험과 성과가 국내외적으로 공유되고, 장애인 노동권 신장을 위한 글로벌 연대가 강화되기를 기대한다.

참고문헌

  1. 교육부,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 (2023). 「교육부와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 간 2020 단체협약」. 2023년 6월 2일 체결.
  2. 교육부 (2023). 「장애인교원 인사관리 안내서」.
  3. 국가인권위원회 (2024). 「청각장애인 교원에 대한 의사소통 편의 미제공 등 차별행위 시정 권고」 결정문. (결정일: 2024.2.23.)
  4. 국가인권위원회 (2023). 「K대학교의 장애인 교원에 대한 차별행위 시정 권고」 결정문. (결정일: 2023.2.)
  5. Hwang, S., & Kim, H. (2025). We were hired but not employed: the formation and challenges of the Korea Hamkke Labour Union of Disabled Teachers. Disability & Society.